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정액에서 살아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검출됐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 중 남성 1명의 정액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와 바이러스 배양 검사를 한 결과 지카 바이러스를 분리해 냈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7월호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이 남성 환자는 올해 3월 해외 체류하던 중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환자의 정액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는 양성 판정이 나오고 7일 후 이뤄졌다.
오 교수는 “정액 내 바이러스 분리가 성접촉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옮겨 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로 유전자 조각이나 항원이 검출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죽어 있다면 전파 위험성은 없다. 하지만 정액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바이러스가 분리됐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전파 위험성을 말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2013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타히티에서 처음 남성 정액에서 분리 검출됐다. 지금까지 성 접촉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9개 국가에서 보고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상황을 파악했지만 공식 발표하진 않았다. 질본 관계자는 “학술적 연구 성과이며 질본은 그동안 지카 방역대책과 국민들에게 주의할 점 등을 알려 꾸준히 경각심을 주고 있다”며 “국내 지카 감염자 5명 모두 현재 관할 보건소에서 60일 이상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국내에서도 지카 감염에 의한 소두증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는 가정도 가능해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질본은 “이번 정액에서 바이러스 검출 환자의 경우 그럴 가능성에 대비해 환자와 가족에게 철저히 주지하고 관리하고 있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국내 지카 감염 남성 정액서 살아있는 바이러스 첫 검출
입력 2016-06-03 09:27 수정 2016-06-03 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