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29·아르헨티나)가 탈세 혐의로 출두한 스페인 법원에서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재판장 밖에서는 메시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와 더불어 “파나마에 세금을 내는(돈을 빼돌린) 메시는 파나마에서 축구하라”는 야유가 터졌다.
메시는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법원으로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출석해 “나는 축구만 했을 뿐 다른 부분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며 “나는 아버지와 변호사를 신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메시와 아버지 호르헤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글로벌 기업에 판매한 초상권 수입 416만 유로(55억원)에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우루과이, 벨리즈의 유령회사를 설립해 은닉 자금을 축적한 혐의로 스페인 법원에 기소됐다. 메시는 재판 사흘째인 이날 출석했다.
스페인 검찰은 징역 22개월15일과 탈세액에 상응하는 벌금 부과를 시도하고 있지만 메시 부자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메시는 “내가 아는 점은 우리가 특정 업체들과 일정 금액의 돈에 대한 계약을 진행해 서명했고 그 이후 광고사진 등을 촬영했다는 것”이라며 “돈의 액수와 돈의 향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변론했다. 앞서 메시는 2013년 8월 탈세 사건과 관련한 미납 세금 및 이자 명목으로 500만 유로를 자발적으로 지불했다.
메시가 출두한 법원에는 재판 전부터 언론인과 팬들이 몰렸다. 재판장 밖에서는 응원과 야유가 엇갈렸다. 인파 속 대부분은 메시를 격려하고 신뢰한다는 의미를 담아 박수쳤지만 일부는 메시를 포함한 세계 유명인사들의 탈세 의혹을 제기한 ‘파나마 페이퍼’에 빗대어 “파나마에 세금 내는 메시는 파나마로 가라” “파나마에서 축구하라”고 야유했다.
이 재판은 2016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개막을 앞두고 열렸다. 메시는 100주년을 기념해 사상 처음으로 남미 이외의 대륙인 미국에서 오는 3일 개막하는 이 대회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 공격수로 출전한다. 아르헨티나의 첫 경기는 오는 6일 칠레와의 1차전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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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3 07:18 수정 2016-06-03 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