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했던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한 선수는 전북 현대의 수비수 최규백이었다. ‘신태용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축구 우승 후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쳐 보이며 승리했다.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대 6으로 패한 형들보다 나은 아우들이었다.
‘신태용호’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 U-23 대표팀과의 2016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회 1차전에서 최규백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 0으로 이겼다. 한국은 4일 오후 1시 30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온두라스와 2차전을 치른다.
신태용 감독은 4-1-4-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에 황희찬을 출격시켰고, 2선에 류승우, 이창민, 문창진, 김승준을 내보냈다. 박용우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포백 수비라인엔 심상민, 송주훈, 최규백, 이슬찬이 포진했다. 골문은 구성윤이 지켰다.
어려서부터 유럽에서 축구를 배운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했다. 개인기가 좋았고, 패스도 투박하지 않고 정교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덩치가 컸지만 유연했고 스피드도 빨랐다. 한국은 세밀한 패스 축구로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은 리듬을 타기 시작한 나이지리아에 밀렸다.
전반 19분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나이지리아 공격수 아워니이가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한국 문전을 파고들어 날린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상대 공격수를 놓친 것은 아쉬운 장면이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볼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 움직임이 좋았다. 나이지리아의 공격 루트는 다양했다.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가 하면 기회를 잡으면 망설이지 않고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정해진 틀이 아닌 순간적인 센스에서 나오는 공격이었다.
한국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전반 29분 상대 문전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파괴하는 스루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다니엘에게 막히지 않았다면 골이 나왔을 상황이었다. 이어진 황희찬의 헤딩슛도 골키퍼에 막혔다.
양 팀은 역습 상황에서 줄기차게 상대 골문을 두드렸지만 좀처럼 골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은 0-0으로 비긴 채 끝났다. 한국은 전반 슈팅에서 5대 13으로 뒤졌다.
후반 들어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조직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공격에서 신바람을 내던 한국은 오히려 후반 10분 실점 위기를 맞았다. 송주훈이 페널티지역에서 걷어낸 볼을 오마노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한 것. 볼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튕겨 나갔다.
골이 터지지 않자 신 감독은 후반 20분 최경록, 서영재를 투입하고 김승준, 심상민을 불러들이며 변화를 꾀했다. 기다렸던 한국의 선제골은 후반 41분에 나왔다. 최규백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날아온 프리킥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후반 체력적으로 나이지리아를 압도했다. 한국 축구 특유의 투혼도 돋보였다. 신태용호는 강호 나이지리아를 꺾으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돌풍을 예고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신태용호, 강호 나이지리아에 1대 0 승리
입력 2016-06-02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