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대규모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북·중간 경제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2일 “북한이 중국에 식량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측 요구 사항이 식량 100만t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같은 무게라도 쌀과 옥수수는 가격 차이가 있다. 때문에 무게보다는 금액 단위로 요구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부위원장과 시 주석의 회담에서 식량지원 문제가 직접 거론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회담 시간 자체가 길지 않고 회담자들의 격을 미뤄 봐도 이런 문제가 거론될 자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부위원장이 방중 전 사전 조율을 한 정황이 있음을 비춰볼 때 실무자급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재 북한의 식량 가격은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매년 일정 정도 부족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외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년 30만~40만t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한 당국은 통상 중국이나 국제사회의 공적원조를 통해 이를 충당해왔다.
특히 식량지원을 계기로 북·중간 경제교류 활성화가 가속화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계기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이후 새로운 ‘중국통’이 대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7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북·중 관계를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제 사령탑’으로 입지를 굳힌 박봉주 내각 총리가 중국 측의 ‘카운터파트’로 나설 수도 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 부위원장의 방중 시점에 맞춰 중국 언론들이 북·중 접경지역에 위치한 투먼 국제물류센터의 개장 소식을 보도했다고 전했다. RFA는 “속단하긴 이르지만, 이수용 방중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과 함께 북·중 간 경협 진전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이수용, 시진핑에 대규모 식량 지원 요청설
입력 2016-06-02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