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용을 제외한 젝스키스 멤버 전원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치명적인 무리수를 뒀다. 강성훈(36)의 누드사진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더니 ‘성난 엉덩이’라는 자막까지 넣었다. 명백한 성희롱에 해당한다.
1일 방송된 ‘Oh~LOVE~ 젝키 사랑해’ 특집에 출연한 젝스키스 멤버들은 해체 당시 심경부터 최근 재결합해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기까지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멤버들의 솔직한 입담에 라스 특유의 유머가 적절히 곁들여지면서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방송 내내 즐겁고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막바지 이 한 장면이 문제였다.
MC 김구라가 대뜸 “강성훈이 젝스키스 멤버 중 유일하게 누드사진을 찍었다”며 크게 인쇄된 한 장의 사진을 꺼내들었다.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건축물에서 강성훈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엎드려 있는 사진이었다.
은지원 이재진 장수원 김재덕 등 나머지 멤버들은 놀란 토끼눈으로 쳐다봤다. 강성훈은 “결국 깠네 이걸”이라며 테이블에 얼굴을 묻었다.
강성훈 반응으로 추측컨대, 사전논의는 했으나 공개 여부가 결정되진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는 처음부터 강성훈의 동의 없이 공개됐던 사진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감이 큰 상황이다.
강성훈은 “2002년 솔로 앨범 2집 재킷사진을 찍었을 때 김중만 작가가 ‘이 배경에서 꼭 누드 컷을 찍어보고 싶다’고 요청해 촬영에 응했던 것”이라며 “개인소장용이라고 약속했는데 (김 작가가) 공개해버리셨다”고 설명했다.
결국 강성훈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원치 않는 알몸 공개를 두 번이나 당한 셈이 됐다.
급기야 제작진은 한 발 더 나갔다. 김구라가 사진에 낙서를 하며 조롱하는 장면을 클로즈업한 뒤 ‘힙업의 상징’ ‘성난 엉덩이’라는 자막을 삽입했다. CG로 화살표까지 그려 넣었다. 성별을 바꾸어 생각하면 얼마나 심각한 성희롱인지 알 수 있을 거라는 게 시청자들의 지적이다.
MBC는 앞서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으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일반인 남성 출연자 뒷모습이 담긴 화면에 ‘엉덩이가 화나 있다’는 자막과 해당 부위를 부각시키는 CG를 넣어 문제가 됐다. 당시 제작진은 “명백한 잘못이었다. 불쾌감을 느낀 시청자들에게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 주의하겠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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