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감행한 무수단 미사일 발사 비용은 약 8000만 달러(954억 원) 이상 들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2일 보도했다. 이는 2500만 북한주민들이 50일 가량 먹을 수 있는 식량를 허공에 날린 셈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데일리NK는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사거리 300~700km의 스커드 미사일(500~700만 달러)과 사거리 1300km의 노동 미사일(1000만 달러)의 해외 수출가 기준으로 볼 때, 사거리 3000~4000km의 무수단 미사일 비용은 앞선 두 미사일보다 2, 3배의 비용인 최소 200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올해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 4발의 비용은 최소 8000만 달러로 추산해 볼 수 있다. 이는 옥수수가 북한 시장에서 2200원(1kg)에 거래되고 1달러당 환율이 8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옥수수 29만 톤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해 ‘식량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 1인당 옥수수 소비량은 80kg으로, 2500만 주민의 연간 소비량은 200만 톤 가량이다. 하루에 5479톤을 소비하는 격으로, 옥수수 29만 톤이면 주민들의 50일 치의 식량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FAO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량이 69만 4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FAO는 북한의 이 같은 식량 부족분은 ‘2012년 이래 최대 규모’라면서 북한당국이 30만 톤의 식량을 수입으로 충당하더라도 39만 4천 톤이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식량을 구입했더라면 식량부족분을 어느 정도 메웠을 거라는 얘기다.
이처럼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바탕으로 한 핵·미사일 개발은 인민생활 향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김정은은 강력한 제재 속에도 무기 개발에만 집착, 주민들에게는 ‘70일 전투’ ‘200일 전투’만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런 전략은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