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등장에 차기 대권 구도가 재편됐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 시사 이후 ‘문재인 대 안철수’의 1·2위 싸움이 ‘반기문 대 문재인 2강(强)구도’, 즉 보혁대결 양상으로 바뀐 것이다.
리얼미터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의 성인 유권자 2018명을 상대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을 조사(유·무선전화, 응답률 6.5%,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2.2% 포인트)한 결과 반 총장이 전체 응답자의 25.3%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반 총장은 리얼미터 정례 조사에 처음 포함되자마자 선두로 직행, 방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전주보다 0.7% 포인트 오른 22.2%로, 오차범위 내에서 반 총장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3.2% 포인트 빠진 12.9%, 박원순 서울시장이 1.3% 포인트 하락한 6.6%로 뒤를 이었다. 반 총장이 포함되면서 여권 성향 후보들의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0.4%에서 4.3%로 무려 6.1% 포인트 급락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6.6%→3.8%), 무소속 유승민 의원(4.5%→2.9%) 등의 지지율도 빠졌다.
리얼미터는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모든 주자의 지지층 일부가 반 총장 쪽으로 이동했으며, 특히 오 전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지역별로 대구·경북(34.1%), 부산·경남·울산(29.7%), 대전·충청·세종(29.0%), 경기·인천(24.9%)에서 1위를 기록했고 서울(21.2%)에서는 2위, 광주·전라(14.4%)에서는 문 전 대표와 안 대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2% 포인트 오른 36.1%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새누리당이 전주와 같은 30.1%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전주보다 무려 3.4% 포인트나 오른 더민주(29.8%)에 바짝 추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17.7%로 2.4% 포인트 하락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차기 대권 '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로 재편
입력 2016-06-02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