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무 사건으로 미뤄졌던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 드디어 방송

입력 2016-06-02 15:03 수정 2016-06-02 15:07

 개그맨과 외국인이 한 팀을 이뤄 개그쇼를 꾸민다. 개그맨 멘토에게 개그를 배운 외국인을 개그맨으로 만드는 프로그램,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에서다. ‘외.개.인’은 ‘외국에서 개그하러 온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개그맨과 끼 많은 외국인의 개그 호흡은 어떨까.

 KBS 새 예능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이 우여곡절 끝에 방송 날짜를 확정하고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김상미 PD는 2일 서울 영등포 KBS 신관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불미스러운 사고로 방송이 지연됐다. 무사히 편집하고 정돈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불미스러운 사고는 개그맨 유상무의 성폭행 고소 사건이다. 당초 지난달 21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이 프로그램은 제작발표회 직전 유상무 사건이 터지면서 무기한 연기됐었다. 제작진은 유상무 촬영 부분을 편집하고, 유상무는 프로에서 하차하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외.개.인’은 지상파 방송 3사 출신 11명의 개그맨이 3개조로 나눠서 끼 많은 외국인과 개그를 꾸미는 리얼 버라이어티쇼다. 김준현, 유민상, 서태훈, 유세윤, 이상준, 이국주, 김지민, 박나래, 이진호, 양세찬, 이용진 등이 주요 출연진이다. 유상무 대체 인력은 따로 투입되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 특징은 KBS 공채 출신 개그맨들 위주로 꾸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오히려 방송 3사 출신의 개그맨들이 각자 팀을 만들어 방송사 대결의 느낌을 준다. 김 PD는 “지금까지 KBS 코미디가 닫혀있는 것처럼 보였을 수 있지만, 나름대로 코미디 명가 아니겠나”라며 “방송 3사 출신 개그맨을 모아서 큰 판을 벌이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그맨 김준현은 “외국인과 한국인이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재밌는 상황도 많지만, 외국인이 타국에서 이런 열정으로 도전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은 “3사 개그맨이 모여서 더 다양한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굳이 한 사람을 더 영입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외국인은 서류심사, 1·2차 오디션, 멘토 심사를 거쳐 선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능을 인정받은 외국인은 ‘개그콘서트’ 제작진의 심사를 거쳐 방송 무대에 오를 기회도 얻는다.

[사진=KBS 제공]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