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초빙 강사가 메갈리아를 옹호하고 남성 혐오를 부추기는 듯한 내용의 교양수업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남학생을 일방적으로 가해자로 몰아 불쾌했다”거나 “남혐의 폭력적 상황을 정당화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아우성입니다. 2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강사 A씨를 비판하는 글은 전날 한양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올라왔습니다.
학생들은 A씨가 ‘메갈리안 논쟁’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면서 남혐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남성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메갈리아는 일베저장소 등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커뮤니티에 저항하기 위해 2015년 여름 출발한 커뮤니티입니다. 애초 양성평등을 지향점으로 삼았지만 이후 ‘한남충’이나 ‘김치남’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등 남혐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학생들은 A씨가 남혐이라는 명목 아래 이뤄지는 사이버 상의 폭력을 정당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모씨는 “처음에는 메갈과 남혐, 여혐 현상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강의인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강사님은 중립적인 방향이 아닌 메갈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에서 강의했고, 자신의 가치관을 주입시켰으며 자리에 있던 남학생들을 가해자로 몰아가는 발언까지 했다. 메갈이 하는 행동은 남혐이 아닌 분노라는 말로 그들이 스스로 ‘미러링’(일베 등 여혐 사이트와 정반대 입장에서 똑같이 하는 행동을 일컫는 말)이라고 부르는 또 다른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듯한 발언을 최악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여자가 택시를 탈 때 차번호를 외우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 돌로 내려치지 않게 벽에 기대서야 하는 게 저희(남성)의 잘못이라고 한 게 맞나요? 제가 잘못 들었나 싶어요”라고 적기도 했는데요.
이밖에도
“무슨 메갈 옹호야. 메갈이 한국 여성학 역사의 기원쯤 되나보네”
“처음엔 균형 있게 분석하는 수업인 줄 알았더니, 나이었다. 남자를 무슨 죄인처럼 만들고 가셨다.”
“소라넷 공론화 시킨 것도 메갈, 화장실 몰카 근절 운동 한 것도 메갈, 맥심의 여성폭력미화 표지 항의해서 사과 받은 것도 메갈, 조선대 의전원 여친 폭행남 공론화시켜서 묻힐 뻔한 피해자 구한 것도 메갈, 강남역 추모의 시작도 메갈. 이거 완전 여자 일베 아니냐?”
“애초에 그쪽 사람들이 말하는 혐오 범위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혐오 의미와는 다르게 지나치게 광범위하죠. 그딴 엿장수 마음대로식 기준이라면, 저 그냥 여혐 할래요~”
“나 오늘 이 강의 들었는데, 나 실질적 가해자됐음.”
등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페이스북에는 A씨의 강의 자료 사진도 올라왔습니다.
강의 자료에는 ‘여성 혐오의 메시지가 정당하고 당연한 것이 아닌 무논리적 증오의 암호에 불과함을 여실히 드러냄’이라거나 ‘남성 혐오는 없다. 혐오/증오의 정념은 결핍이라는 남근 질서의 자리를 양산하는 것으로 하부 계급자들을 제자리에 놓는 방식’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자료를 보면서 “여성 혐오만 존재하고 남성 혐오는 없다고 하는 논리가 전혀 없다”면서 “그래도 알아주는 대학에서 대놓고 저런 메갈 옹호 강사가 오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수업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모씨는 “불과 20년 전에는 성폭행 피해여성이 순결을 잃은 더러운 여성 취급을 받았고, 30년 전에는 성폭행을 당하고 어쩔 수 없이 가해자랑 결혼하는 여자들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성 혐오라는 우리 사회의 폭압적 상황에 노출돼온 여성들이 세상을 바꾸겠다며 남혐을 주장하는 것이니 이를 폭력적 상황으로 몰아붙여선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페북지기 초이스 관련기사 보기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