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치욕을 당했다. 스페인에 무려 6골을 내줬다. 어이없는 수비가 대패에 한몫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새벽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끝난 스페인과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1대 6으로 완패했다. 한국이 A매치에서 6골을 내준 건 1996년 12월 16월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 2대 6으로 패한 후 무려 20년 만이다.
전반 30분 첫 번째 실점은 어쩔 수 없었다. 다비드 실바의 프리킥이 워낙 절묘했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완전히 수비가 무너졌다. 어이없는 실책이 쏟아졌다. 선제골을 먹은 뒤 불과 2분 만이었다. 수비수 장현수의 헤딩 백패스를 골키퍼 김진현이 잡으려다 놓쳤고, 이를 파브레가스가 골로 연결했다. 전반 38분 놀리토에게 내준 3번째 골도 완벽히 수비진이 무너지며 내줬다. 아스필리쿠에타의 기습적인 패스를 완벽히 놓쳤다. 마지막 6번째 골도 실수로 내줬다. 골키퍼 김진현이 공을 잡으려다 놓쳤고 이를 놓치지 않고 모라타가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한국 수비진은 자주 상대 선수를 놓쳤고, 공간 점유도 부족했다. 특히 골키퍼 김진현은 잦은 실수로 팀 사기를 크게 꺾는 장면을 연출했다. 윤석영도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드리블하다 상대 선수에게 공을 빼앗기는 경우가 잦았고, 크로스는 정확도가 전혀 없었다.
이에 많은 팬들이 슈틸리케호의 ‘행복수비’라고 조소를 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하던 한화의 ‘행복수비’를 빗댄 것이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김진현의 어리석은 실수로 한국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또 “스페인 대표팀의 친구인 김진현의 또 다른 실수로 모라타가 6번째 골을 넣었다”며 조롱에 가까운 보도를 쏟아냈다. 스페인 일간지 아스도 “유로 2016에서 한국과 같은 조가 아니라 아쉽다”고 조소를 보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슈틸리케호도 행복수비?…어이없는 수비실수로 대패 자초
입력 2016-06-02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