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8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존 최고(最古)의 통일신라시대 ‘청동 정병(淨甁)’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 발굴조사 결과, 높이 약 35㎝의 청동정병 2점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정병은 물병으로 사용되다 점차 쓰임새가 변했다. 이번 출토품은 난방시설인 구들이 있는 생활공간 터에서 발굴된 점으로 미뤄 물병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정병은 중국의 당대(唐代)에 유행하던 것으로 통일신라 초에 국내에 유입됐다. 청동정병은 기존에 경북 군위 인각사 발굴조사 때 일부 훼손된 상태로 출토된 2점과 충남 부여 부소산에서 공사 중 수습된 1점 등 총 3점이 전해지고 있다.
안귀숙 문화재감정관은 “흥전리 청동정병은 9세기 것으로 전해지는 인각사지 청동정병에 비해 몸통 어깨부분의 양감이 풍부하고 귀때의 뚜껑도 더 두껍다”면서 “형태면에서 중국 하남성 낙양 인근의 하택신회묘에서 출토된 청동정병(8세기 중엽)과 흡사해 국내 출토 청동정병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인각사지 것보다 시기가 늦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박찬문 유적연구실 팀장은 “청동정병이 희소한데다 이번 출토품은 보존상태가 완벽하다”며 “발견된 다른 유물과 함께 연대 파악이 가능한 점 등 학술적 가치도 높아 청동정병으로는 처음으로 국보 지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려시대 것으로는 79점 정도가 전해진다. 문화재는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국보 제92호)과 청자로 만들어진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국보 제66호)과 ‘청자 양각갈대기러기문 정병’(보물 제344호) 등이 있다.
2014년부터 발굴조사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寺址)에서는 그간 금당지(金堂址), 탑지(塔址) 등 주요 가람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신라 시대에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인 ‘국통(國統)’이 새겨진 비편(碑片)을 비롯해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깃발) 등 중요 유물이 출토돼 위세 높은 장소였음을 알 수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국보급 통일신라시대 청동정병 찾았다.
입력 2016-06-02 10:09 수정 2016-06-02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