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1일 SK 와이번스에 패배하며 연승 행진을 멈췄다. 한화는 압도적 꼴찌에서 최근 5연승을 거두며 반전의 계기를 확실히 마련했다. 하지만 마무리 정우람이 최근 경기에서 불안감을 노출하며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기게 됐다.
한화는 이날 경기에서 8회 한 점을 만회하며 2-3, 턱밑까지 쫓아갔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뒤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마무리 정우람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런데 정우람은 그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9회초 1사 후 등판한 정우람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3안타 뭇매를 맞았다. 이명기와 박재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최정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정우람은 결국 정의윤에게 적시타, 이재원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뒤이어 올라온 송신영이 헥터 고메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정우람의 자책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결국 2-7로 벌어진 한화는 추격 의지를 잃고 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우람은 전날 경기에서도 교통사고 입원으로 인한 경기 감각을 찾는 차원에서 마지막에 올라왔지만 고메즈에게 홈런을 맞았다.
지난달 25일 넥센전에선 7-8로 리드를 하고 있었지만 정우람이 9회 급격히 흔들리며 끝내기 폭투라는 실책으로 8대 9 대역전패를 당했다. 다음 날 넥센전에서도 7-4로 넉넉히 앞선 상황에서 8회 나왔지만 김민성에게 2타점 적시 3루타를 얻어맞아 패배 일보직전까지 간 끝에 간신히 승리를 지켰다.
정우람은 최근 그 답지 않게 제구가 흔들리면서 결정타를 자주 맞고 있다. 일각에선 너무 잦은 등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우람은 ‘고무팔’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듯 연투가 가능한 선수다.
따라서 큰 기대에 대한 중압감이 부진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정우람은 역대 불펜 최고 액인 4년 8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팀은 꼴찌를 달리고 있다. 정우람은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나 또한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너무 잘 하려는 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불안한 정우람, 한화의 또 다른 고민 시작되나…“압박감 벗어나야”
입력 2016-06-01 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