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일 "해석이라는 것의 '호의의 원칙'(principle of charity)에 따라야 합니다"라며 "되도록 상대의 주장을 말이 되는 방향으로 해석해 준 후에, 그래도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 그것을 비판해야 합니다. 비판이 정당해야 효과적입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그런데 어떤 대의, 주의, 이념을 머리에 뒤집어 쓴 사람들은 해석에 '악의의 원칙'을 적용합니다"라며 "그래놓고서 그것을 유일하게 올바른 해석, 아니 해석이 아니라 아예 팩트로 둔갑시켜 버리죠. 극단적 행동 앞에는 늘 이 해석적 독단이 존재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거기서 끝날까요? 아니죠. 나아가 자기들 언행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슬슬 일베의 '옹호자'로 만들었다가 나중엔 아예 일베로 만들어 버립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이런 현상은 어느 주의나 어느 이념을 추종하든, 모든 독단주의자들이 공동적으로 드러내는 특성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헐, 저 조형물 하나로 나찌가 집권할 가능성까지 걱정해야 하나"라며 "예, 최악의 경우 그럴 수 있지요. 하지만 그때조차도 일베는 나치당원의 극히 일부분이고. 대다수 당원은 일베 욕하던 이들로 채워질 겁니다. 이견을 폭력적으로 해결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라고 했다..
진 교수는 "나찌 지지자들이 어디 일베 같이 찌질한 인간들이던가요?"라며 "판사, 변호사, 검사, 의사, 교수, 과학자, 문인, 장군과 장교, 심지어 예술가까지.... 일베 같은 애들은 권력의 저 밑바닥에 깔려 전선에 나가 총알받이나 했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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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