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김무성·유승민…정치행보 본격화하나

입력 2016-06-01 16:24 수정 2016-06-01 19:52
4·13총선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했던 여권의 두 잠룡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동료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넓히고 나섰고, 무소속 유승민 의원은 특강에 이어 온라인 소통을 재개하며 목소리를 키웠다.

김 전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 음식점에서 서울 지역 일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과 만나 “당 대표를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던 지난달 19일 낙선·낙천자 30여명과 함께 회동한 이후 사실상 처음 마련된 20대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서였다. 김 전 대표는 계파 갈등이 분출됐던 공천 과정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안팎에선 총선 참패 이후 “다 내 책임”이라며 자숙했던 김 전 대표가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한 측근은 1일 “김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 여러 어려웠던 부분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른 의원도 “오랜만에 식사를 한 번 같이 하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모임에는 이종구 정양석 박인숙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전 대표 비서실장이던 김학용 의원과 김성태 의원 등 측근들도 함께 했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 의원은 전날 성균관대 특강에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했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너무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인사 못 드려 미안합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또 자신의 공천 탈락과 총선 전후로 정점을 쳤던 계파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지난 몇 달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했다. “사실 자주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웠다”고도 했다. 유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건 지난 2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특강에 대해선 “늘 주장해오던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 헌법가치를 말했다”며 “공화주의 철학에 기초한 보수혁명을 해야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1시간 44분 분량의 특강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이후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김 전 대표로선 총선 이후 급락한 지지율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반전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유 의원은 여전히 “복당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여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