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당정 앞둔 與 "경유값 인상 반대" 정부 정책에 반기

입력 2016-06-01 16:19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생활 밀착형 정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매주 두 차례 열리는 원내대책회의는 국민의 소리를 듣는 ‘민생경청투어’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2일 당 임시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 원내대표단은 원 구성 협상과 함께 민생 행보에만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은 1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기상청 종합상황실을 찾았다. 2일 미세먼지 대책 당정협의를 앞둔 현장 방문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미세먼지 감소 대책으로 경유값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경유는 화물 트럭 운전자나 영세 자엽업자, 30~40대 젊은층, 서민들이 주로 쓰는데 이를 올리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국제 시세보다 높게 책정돼 있는 휘발유 값을 내리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에 집권 여당이 반기를 든 것이어서 당정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현장 방문도 늘리기로 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이른 시일 내 도농복합지역 어린이집을 방문해 누리과정 예산 관련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며 “현충일 전엔 일선 부대를 방문하는 일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어업 지도선에 승선해 불법 어로행위 단속 안전도 점검할 예정이다. 총선 참패 이후 불거진 내분 사태 수습은 비대위에 일임하고, 일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취지다.

정책위 차원에선 매주 수요일 ‘브라운백 미팅’(간단한 점심식사를 곁들인 토론모임)을 열어 초·재선들에게 유용한 의정 활동 팁을 공유하기로 했다. 오는 8일 첫 모임의 주제는 정부의 예산 편성과 국회의 심의 절차다. 정책위 관계자는 “관련 부처 실무자들을 초청해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지역구 예산은 어떻게 확보하는지’ 등 의원들이 관심 있을 만한 주제를 다루겠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