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용,쑹타오 만남서 “핵·경제 병진노선” 강조한 이유는…북한 ‘핵 카드’ 최대한 활용

입력 2016-06-01 16:19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방중 첫 일정으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경제와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항구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여전히 핵 개발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과의 비핵화 공조를 여전히 중시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된 일련의 메시지가 틀어진 북·중 관계를 복원하는 ‘키 포인트’라는 점을 모를 리는 없다. 결국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최대·최후 무기인 ‘핵 카드’를 견지하면서 중국의 반응을 확인하는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쑹 부장은 이 부위원장에 “중국 당과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 노동당과 인민이 자기의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확고부동하게 지지한다”고 화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와 대북 제재 등 민감한 현안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북·중 모두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비춰볼 때 중국 역시 일단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비핵화를 직접 손대기 보다는 먼저 국제사회와의 대화 테이블로 북한을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화 물꼬를 트면서 포괄적인 ‘북핵 관련 논의’ 등의 진전된 메시지를 도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도 제재 국면의 돌파를 위해 대화 무드가 필수적인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합치될 여지가 적지 않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한 대화 국면 조성이 지지부진할 경우 북한이 5차 핵실험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 가능성도 여전하다.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등 ‘일련의 성과’를 과시해야 하는 분기점이 닥친다면 태세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서 핵연료 재처리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22일 평안북도 풍계리 핵 시설을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해 이 같이 보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