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갑자기 종교전쟁이 발생했다.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 특정 종교를 의미하는 표식을 새겨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KIA와 NC 경기에서 2루 그라운드에는 특정 문양이 새겨졌다.
NC 2루수 박민우가 불교를 상징하는 ‘卍’(만) 자를 하나 새기더니 어느덧 2루 그라운드 전체가 수십개의 卍자가 가득했다. 박민우가 수비를 할 때 중계화면에 이런 卍자가 여러차례 잡혔다. 불교 신자인 박민우가 심리적 안정을 찾고 싶어 이런 행위를 한 것이다. 박민우는 “어렸을 때부터 절에 다녔다. 스스로를 컨트롤 하기 위해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상대 팀 KIA 서동욱이 맞불을 놨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서동욱은 박민우가 그린 卍자 옆에 십자가 표시인 ‘†’자를 새겨 넣었다. 이에 팬들 사이에선 종교전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행위가 화제가 되자 박민우는 “웃고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시는 안그러겠다. 앞으로 주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동욱은 “박민우가 평소 실책에 대해 부담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랬겠나 싶더라”며 “그 마음을 알기에 나도 종교가 기독교니까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십자가를 그렸다”고 말했다.
한편 박민우와 서동욱의 행위는 엄밀하게 금지되는 행위는 아니다. KBO에 따르면 모자 등 야구용품에 종교 관련 표식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라운드는 대상이 아니다. 다만 땅을 너무 파면 그라운드에 불규칙 바운드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심판이 이를 제지할 수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에 왠 종교전쟁…박민우 그라운드 ‘卍’자 헤프닝
입력 2016-06-01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