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좌석 크기까지…” 리퍼트 美대사, 한국의 규제개혁 역설

입력 2016-06-01 10:14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 한국 정부의 규제개혁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뉴시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에만 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혁파 발언이나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의 “외국인 투자자 차별 없애겠다”는 방침에 적극 지지를 보내며, “공정하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한 규제”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리퍼트 대사는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한미 경제 관계의 미래: 비즈니스에서의 동맹’ 조찬 강연에 나와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에만 있는 기업 규제가 많다”라며 자동차 좌석의 크기를 지정하거나 다국적기업 데이터 해외 이전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여전히 외국 기업가들에게선 “한국에서 사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했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의 벤처 캐피탈과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이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시장도 개방해 로스쿨 졸업해도 직장 잡지 못하는 한국 변호사들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가 시장을 왜곡하고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며 외국 기업에게 불필요한 비용도 증가시킨다고 했다. 소비자 보호 등 꼭 필요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자의 말에 한국 정부가 귀를 열어달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규제 혁파 이외에 민감한 질문은 피했다. ‘세준 아빠’로 불리는 등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리퍼트 대사이지만, 그도 직업 외교관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날드 트럼프 지지자의 67%가 FTA에 부정적이라는 퓨 리서치 설문 결과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직답을 피했다. 통역조차 건너 뛰었다.

외국인 기업과 투자자에 대한 규제 완화 이외에 민감한 질문은 피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뉴시스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도 리퍼트 대사는 “흥미있는 정보는 있지만, 성과 판단은 이르다”라고 언급했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로 무역량이 주는지 등은 아직 정확하게 판단하기 이르다는 유보적 발언이다.

대신 ‘세준 아빠’ 역할은 확실히 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해 1월 한국에서 태어난 막내아들의 이름에 한국식 중간 이름인 ‘세준’을 집어넣었다. 그래서 막내의 풀 네임은 ‘제임스 윌리엄 세준 리퍼트’이다. 최근 한국식으로 돌잔치까지 했다는 언급도 나왔다. 한국이 미국의 6대 교역국이고, 미국은 한국의 2대 교역국이란 상호 경제협력 독려 발언이 강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제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