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신 “송도 신도시, 고층빌딩만 있고 사람은 없어”

입력 2016-06-01 00:16

인천 송도 신도시가 외신으로부터 ‘고층빌딩만 있고 텅 빈 도시’라는 평을 받았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31일(현지시간) ‘고층빌딩? 충분해, 공원? 충분해, 사람은? 아직 부족해(Skyscrapers? Check. Parks? Check. People? Still needed)’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송도 신도시를 이 같이 묘사했다.

LAT는 송도 신도시가 인천국제공항으로부터 20분 거리에 있는 간척지에 새로 지어진 도시라고 소개했다. 또 서울에 거주하는 도시 전문 에세이스트 콜린 마샬을 인용해 “가난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깨끗하고 미래지향적인 곳을 만드는 게 본래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LAT는 송도 신도시의 인구가 현재 10만명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어 일상적으로 통근하는 인구는 본래 목표인 30만명에 한참 모자란 7만명에 불과하다며 이는 마치 많은 사람이 올 거라고 기대하고 지나치게 크게 벌린 파티장 같은 풍경이라고 비유했다.

LAT는 송도 신도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서울로 오가는 데 1시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탓이 컸다고 지적했다. 송도 신도시의 인구가 대부분 인근 대학 학생과 교직원일뿐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LAT는 삼성과 대우 등의 현지 사무소 직원들도 살고 있지만 애초 계획처럼 송도 신도시가 새로운 경제 중심지가 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부정적인 평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LAT는 송도 신도시 주민들이 북적이는 서울과 비교해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기사는 공터에 한 노부부가 임시로 가꾸고 있는 상추밭 풍경을 소개하며 “송도 신도시가 (한적한 전원도시와 대도시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고 평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