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레고… 이 남자가 쌓아올린 이야기

입력 2016-05-31 18:07
옐로우/ "자신을 찢고 나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해주던 것들이 눈앞에서 바닥에 쏟아지는 장면을 목격하는 한 인간, 죽음이었다."

레고 브릭으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브릭 아티스트’ 네이선 사와야(Nathan Sawaya)의 책이 국내 출간됐다.

네이선 사와야는 레고 그룹에서 인정한 세계 최고의 레고 빌더이다. 그가 레고 브릭으로 만든 작품들은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2007년 미국 랭커스트 미술관에서의 첫 전시 후 미국, 런던, 파리, 상하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뉴욕대학을 졸업한 그는 변호사라는 탄탄한 직업을 버리고 ‘레고 아트’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남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대담한 선택을 “예술은 옵션이 아니다”라는 말로 정리했다.

수영하는 사람/ "싱가포르, 타이베이, 호주, 유럽 등 세계 어디를 가든 가장 인기있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공룡/ "나는 이런 반응이 너무 신기하고 고마워서 아이들에게 뭔가 보답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해 5월, 나는 '공룡'을 만들기 시작했다."

붉은 드레스/ "이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의 하나가 되었다.

“예술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며 필수불가결하다. 나 같은 소수 별종들의 개인적 행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해서 그렇다… 예술을 창조하는 일에 반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세상이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져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수많은 증거들이 입증하는 것처럼 예술이 우리의 삶을 놀라운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골들/ "나는 파랑, 노랑, 초록, 빨강 같은 밝고 행복한 레고 색깔로 '해골들'을 만들었다."

하얀 여인/ "나는 레고 브릭으로 여성의 형체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창조성, 인간의 형체, 스토리텔링, 미의 개념에 대해 끝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바로 하얀색 브릭으로 만든 이 작품이다."

나의 아들/ "내게는 친아들이 없다. 이 작품을 만들 때 나는 그저 누군가의 상심에 대해 상상했다."

이번에 출간된 ‘나는 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엘리)는 네이선 사와야의 대표작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거기에 담긴 사연과 생각, 예술관 등을 보여준다. 모든 예술품이 그러하듯 그의 레고 작품에는 그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손 잡고 걷는 노부부 상 '영원한'을 제작하는 네이선 사와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레고 브릭으로 무언가를 모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 이야기나 어린 시절의 추억, 갈등이나 두려움 같은 마음, 나이듦, 꿈 등을 독창적으로 조형해낸다. 9·11 테러를 비판한 작품이나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뉴올리언즈를 위로하기 위한 작품도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