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대표팀의 ‘전설적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35)가 소속팀 후배 석현준(25·이상 FC포르투)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댓글 한 줄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석현준은 31일 인스타그램에 기성용(27·스완지시티), 윤석영(26·찰튼 애슬래틱)과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비행기 안에서 촬영한 셀카를 올렸다.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위해 지난 29일 오후 1시 인천공항에서 탑승한 오스트리아행 비행기 안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보인다.
한국과 스페인의 친선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일 오후 11시30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아레나에서 열린다. 스페인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부임하고 만날 가장 강력한 상대다.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국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축구 시장 프리메라리가를 운영하는 나라다.
석현준은 대표팀의 공격수, 기성용은 미드필더, 윤석영은 수비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험난한 일전을 앞두고 있지만 석현준과 그의 바로 옆에 앉은 기성용은 긴장을 풀고 사진을 촬영했다. 석현준의 밝은 웃음이 인상적이다.
문제는 댓글 게시판에서 벌어졌다. 석현준과 함께 포르투갈 포르투FC에서 뛰고 있는 카시야스는 “눈 좀 떠!(Open your eyes!)”라고 적었다. ‘실눈으로 바뀔 정도로 밝은 웃음이 인상적’이라는 취지로 보이지만 일부 축구팬들은 이 댓글을 인종차별 발언으로 해석했다.
백인, 흑인은 동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눈매가 가늘고 길다’는 의미의 발언이나 행동으로 조롱한다. 손가락으로 눈을 잡고 잡아당기는 행동이 대표적이다. 카시아스의 댓글을 동아시아인 비하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맏형’이 열 살 어린 동생에게 친근하게 건넨 장난일 가능성이 높다.
석현준은 카시야스의 댓글에 “벌써 떴거든요. 친구(Already open, amigo)”라고 적었다. 카시야스가 610명을 팔로한 인스타그램 타임라인에서 석현준의 사진을 발견하고 댓글을 남긴 점도 조롱보다는 친분의 목적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석현준은 지난 20일 다정한 표정의 카시아스와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카시야스의 생일이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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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