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사회기부 송금조회장 ‘나는 여기까지 왔다’ 자서전 출간

입력 2016-05-31 17:20

‘전 재산 털어 부산대에 305억원 기부, 경암교육문화재단에 1000억원 기부.’

‘아름다운 기부문화’에 앞장선 태양사 송금조(93) 회장이 자서전 ‘나는 여기까지 왔다’를 펴냈다.

송 회장은 250쪽 분량의 자서전에서 경남 양산의 가난한 농민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이야기부터 국내 최고 학술상인 경암학술상을 제정하기까지 일들을 담담하게 서술했다.

그는 책에서 “이 시대의 세대가 그렇듯 닭을 키워 월사금을 마련해 초등학교를 17세에야 졸업했다”고 밝혔다.

일본인이 경영하는 약품도매업 점원으로 시작해 20대 초반에 약업상, 미곡상, 양조장, 광산업, 무역업, 봉제공장 등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숱한 좌절과 어려움을 겪었다.

기계금속 업종인 태양사를 창업해 운영할 때는 부산에서 수년 간 가장 많은 개인소득세를 내기도 했다.

2003년 부산대에 305억원을 기부약정을 하고 지금까지 200억원을 기부했다. 부산대가 기부금을 기부자의 뜻에 따라 사용하지 않은 문제로 소송까지 벌어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1000억원을 출연해 경암교육문화재단을 설립, 경암학술상을 만들었다. 이 학술상은 5개 부문 수상자에게 각 2억원의 상금을 주는 국내 최고의 학술상이다.

이 모든 것은 송 회장이 평생 근검절약으로 모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같은 통큰 기부와는 달리 그는 “세수한 물은 세숫대야에 모아 두었다가 화장실용으로 사용하고 겨울에도 찬물로 세수한다”고 말할 정도로 근검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두는 10년째 같은 것을 신고, 3000원 짜리 이상 점심은 먹지 않을 정도로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했다.

송 회장은 “나는 일생동안 여러 사업을 하면서 돌멩이를 걷어내고 자갈밭을 갈 듯이 살아왔다”며 “힘에 부치더라도 주어진 여건을 마다하지 않고 소처럼 우직하게 살아오면서 이웃의 도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