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 외무상, 중국 전격 방문-김정은 방중 주목

입력 2016-05-31 15:20

북한 외교라인의 수장인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31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이 올해 초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북한의 고위 인사로서는 첫 방중이다.

이 부위원장을 태운 북한 고려항공기는 이날 오전 베이징 서두우공항에 도착했다. 이 부위원장 일행은 중국과 북한 대사관 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전 차량 10여 대와 미니버스 등에 나눠타고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다. 중국 정부는 무장경찰과 순찰차량을 배치해 이 부위원장 일행을 경호했다.

이 부위원장은 최근까지 북한 외무상을 지냈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의전 차량의 규모에 비춰볼 때 이번 방중에는 수십 명에 달하는 대규모 대표단이 동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위원장이 사실상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과의 대화 일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김 위원장의 방중이 전격적으로 성사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양국은 지난 2월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미묘하게 틀어진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중국의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김 위원장 추대에 대한 축하 전문을 보내고, 최근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열린 중국 올림픽 남자농구대표팀 친선전을 관전하는 등 해빙무드가 관측되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 부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북·중) 양측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구체사항을 확인해 줄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다만, 한·중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 긴밀한 의사소통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