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스크린도어 사고 책임 통감, 안전업무 외주화 전면개선"

입력 2016-05-31 14:56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안전문) 작업자 김모(19)군 사망 사고와 관련해 시 산하기관의 안전관련 업무의 외주화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31일 사고 현장을 찾아 시 산하기관 외주화 실태를 조사해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공사의 안전 업무관련 외주는 근본적으로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메트로는 8월부터 용역업체 대신 자회사를 설립해 안전문 유지·보수 업무를 맡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자회사 설립방안은) 지난 5월 서울메트로 이사회에서 의결했고 6월 시의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회사를 설립하면 연령 등 일정한 기준을 마련해 스크린도어 용역업체 직원들의 고용을 원칙적으로 승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숨진 김군은 서울메트로가 스크린도어 자회사를 설립해 용역업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청년들의 내몰리는 현실에 대한 고발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영 효율을 이유로 얼마나 많은 청년 노동자들이 저임금 비정규직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지, 그 실태를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두려움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이어 “돈 보다 사람의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고 우선하는 행정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출근길에 박 시장은 김군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혼자 방문해 유족을 만났다. 박 시장은 고인에게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게는 고인에 대한 예우와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유족이 바라는 방향으로 모든 편의를 제공하고 이른 시일내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김군의 명예를 회복할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빈소가 차려지면 다시 찾을 계획이다.

김군은 지난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점검에 나섰다가 오후 5시57분쯤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