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가부터 자전거 프레임을 만들고 싶은 동호회 회원, 셀프 인테리어로 집을 꾸미고 싶은 자취생, 의류·패션분야 경력단절여성과 은퇴한 엔지니어까지 누구든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한국판 테크숍(Techshop) ‘디지털대장간’이 31일 용산전자상가에 문을 열었다.
테크숍은 200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문을 연 회원제 기반 창업지원공간으로, 누구나 구상한 것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꿈의 공장’으로 불리며 미국 전역에 제조형 창업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디지털대장간은 서울시가 조성하고 미국 테크숍사의 국내 라이선스를 획득한 N15사가 위탁 운영한다. 내부는 총 416㎡(약 127평) 공간에 장비 기능에 따라 4개 제작실과 회의실, 교육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용을 원하는 시민은 맴버십 가입 후 이용할 장비와 시간을 예약한 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대장간은 지난해 10월 일자리대장정 기간 중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 나진상가를 방문했을 때 시제품 제작 지원시설을 조성해 서울의 제조형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한 약속을 구체화한 사업이다. 산업용 3D프린터부터 대형 CNC머신, 레이저커팅기, 목재절단기, 각종 용접기에 이르기까지 총 36종, 41대의 다양한 장비를 보유한 시제품 제작소로 국내에서 이만큼 전문장비를 갖춘 시설은 찾아보기 힘들고 미국 테크숍 기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밖에 강성이 강한 가공물을 손쉽게 절단할 수 있는 플라즈마커팅기, 각 재료에 최적화된 설정값을 산출해 용접이 가능한 TIG용접기·MIG용접기, 플라스틱관을 가열해 원하는 모양으로 변형시키는 진공성형기 등이 있다.
기존 전문업체를 통해 시제품을 만들려면 적게는 100만원대부터 1000만원대까지 비용이 필요하지만 디지털대장간을 이용하면 재료비 등 실비만 부담하고 공간과 장비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자본금이 부족한 초기창업가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장비 이용이 서툰 초보자라도 디지털대장간에 상주하고 있는 3명의 전문인력으로부터 제품제작 및 디자인 컨설팅, 장비사용 교육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한국판 테크숍, '디지털대장간' 용산전자상가에 오픈
입력 2016-05-31 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