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에서 사고로 숨진 19세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에 나섰는데요. '불평등한 죽음'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오전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를 애도하고 지하철 안전업무에 대한 외주화 중단을 약속했습니다.
박 시장은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청년들이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라면서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묻고, 지하철 공사 안전관련 업무의 외주를 근본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자신의 트윗을 통해 “20살도 채 되지 않은 젊은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라며 "앞으로도 누군가는 우리를 위해 위험한 일을 해야 합니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여줘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할 입니다. 아픈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습니다.
비정규직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에 시민들은 행동에 나섰습니다. 사고 현장인 '구의역 스크린도어 9-4 승강장'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돼 고인을 추모하고 있고, 포스트잇을 통해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여기에 정치권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화답하고 있는거죠.
구의역 사고 현장에는 현재 많은 추모 포스트잇이 붙어있습니다.
한 시민은 "외주업체 하청노동자의 위험한 근무 환경과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데 지금에서야 이런 환경을 알아 미안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다른 시민은 "비정규직은 혼자 와서 죽었고 정규직은 셋이 와서 포스트잇을 뗀다"라며 사건 축소에 급급한 서울메트로 측을 비판했습니다.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청년은 지난 28일 혼자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에 5시57분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습니다. 2인 1조 근무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 청년은 높은 노동 강도에 힘들어 했는데요. 밤 10시인 퇴근시간을 훌쩍 넘겨 집에 오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합니다. 밥 먹을 시간도 아껴 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가방에서는 컵라면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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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