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타이어 우즈(미국)를 다투는 빅3의 각축이 이번 주에도 계속된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3위인 제이슨 데이(호주),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3일(한국시간)부터 자존심을 건 일전을 펼친다. 무대는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파72·7392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다.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주최하는 대회여서 빅3가 모두 나왔다.
이들은 근년 들어 세계랭킹 1위를 나눠가지며 끝을 알 수 없는 일전을 펼쳤다. 지난해는 데이와 스피스가 나란히 5승씩을 나눠가지며 호각세를 보였다. 매킬로이도 발목부상에도 불구하고 유러피언투어 상금랭킹 1위를 고수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1위는 스피스의 차지였다. 1월 열린 PGA 투어 현대 토너먼트에서 30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을 일궈냈다. 그 기세면 ‘골프 황제’의 지위를 우즈로부터 완벽히 이어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드는 빡빡한 일정 탓에 이후 그의 성적은 들쭉날쭉했다. 4월 초 마스터스에서는 악몽을 꿨다. 사흘 내내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라운드 12번홀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며 역사에 남을 역전패를 맛봤다. 한 달여를 쉬고 복귀했으나 데이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다.
그 사이 데이가 시즌을 평정했다. 그는 올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델 매치 플레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석권하며 3승을 기록했다. 스피스로부터 빼앗은 세계랭킹 1위를 굳게 지키며 PGA 투어 페덱스컵 포인트, 시즌 상금 랭킹, 다승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세계랭킹 3위로 처진 매킬로이는 여전히 부진했다. 우승 경쟁을 하다가도 최종라운드만 되면 딴 선수가 됐다. 지난 3월 WGC 캐딜락 챔피언십을 선두로 출발했으나 마지막 날 2오버파를 쳐 3위로 처졌다. PGA투어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도 사흘 내내 선두권을 달리다가 최종라운드 4오버파로 20위까지 밀렸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지난달 23일 유러피언투어 아이리시 오픈에서 우승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최종전 DP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약 6개월 만의 우승이었다. 고국에서 본인이 주최한 대회여서 의미가 컸다.
이에 질세라 스피스도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주 끝난 딘앤드델루카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마지막 날 5언더파 65타를 쳐 마스터스의 악몽을 말끔히 지워버렸다. 빅3가 절정의 샷감을 가진 상태에서 겨루는 이번 대회는 그래서 관심을 모은다.
한국남자골프의 맏형 최경주(46·SK텔레콤)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PGA 투어 잔여 출전권을 확보한 안병훈(25·CJ그룹)도 잉글랜드에서 열린 BMW PGA챔피언십을 끝내고 뮤어필드 빌리지로 옮겼다. 김시우(21·CJ오쇼핑), 이동환(28·CJ오쇼핑)도 함께 출전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조던 스피스, 1위 제이슨 데이에 설욕할까
입력 2016-05-31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