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금전만능주의는 애국에 대한 개념까지 바꾸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31일 보도했다.
돈 없는 간부보다 돈 많은 장사꾼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장사로 벌었든 사기를 쳤든 돈만 있으면 그 사람은 영웅!"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입 밖에 내면서 살고 있다고 뉴포커스는 전했다.
한 탈북자는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내 배급제가 끊기고, 체제의 실패를 피부로 실감하면서 북한에서는 '국가에 손 내미는 사람은 반역자, 어떻게든 혼자 힘으로 살아남는 건 노동자, 잘 사는 건 애국자'라는 말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젊은 층에서 당원이 유일한 인생 목표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당원이 되지 않는 것이 더 살기 편하다고 생각하는 추세다. 당원은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느낀다. 굳이 당원이 되지 않더라도 '돈 많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돈만 있으면 머저리도 용 된다'라는 말이 북한 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돈이 있으면 사회적 지위까지 살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간부들이 오히려 돈 많은 사람(돈주)에게 굽신거리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탈북자는 "돈의 힘은 간부들이 가진 위신을 크게 떨어뜨렸다. 실제로 돈이 많으면 입당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승진 또한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뇌물이 많이 오간다. 이렇게 권력을 돈으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반 주민 조차도 돈에 의해서 조금씩 북한 권력이 개방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니까 북한 내 금전만능주의는 이미 사회 전반에 퍼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력을 돈으로 사든, 꾸준히 뇌물을 바치든 결국 간부 손에 직접적으로 돈이 들어가니까 북한에서는 이를 국가에 대한 애국이라고 말한다. 나라에 충성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간부 손에 돈을 쥐어주는 것을 절대 부정, 부패라고 말하지 않는다. 결국 모두 국가에 도움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돈 많은 사람을 애국자라고 말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