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제위기와 정정불안이 겹친 베네수엘라의 '하늘길'이 끊기고 있다.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다음달 17일부터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간 여객기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루프트한자는 카라카스와 프랑크푸르트를 주 3회 운영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노선 운항을 중단한 항공사는 루프트한자만이 아니다. 에어캐나다, 아메리칸에어라인,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 등도 노선을 없애거나 운항 횟수를 줄였다.
제일 큰 이유는 경제난으로 승객이 급감한데다 외화부족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밀린 채무를 갚지 않기 때문이다.
루프트한자의 취항 중단은 전기와 식수 배급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벌어지는 식량부족과 약탈로 뚜렷이 드러난 베네수엘라 경제의 심각한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신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수출의 96%가 석유인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과 유가 급락으로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의 가격 급등)을 겪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가 전년보다 8% 뒷걸음질 치며, 내년에 인플레이션율은 1642%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