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문학이 살아났다. 상반기 출판시장에 소설, 시, 에세이 등 ‘문학 봄바람’이 불었다.
‘돌아온 혜민 스님’의 위력, 뜻밖의 세계적 문학상 수상, 초판본 시장의 출현 등이 만들어낸 이색 현상이다.
인터넷서점 예스24가 30일 발표한 ‘2016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 및 도서판매 동향’에 따르면 혜민 스님의 에세이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수오서재)이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올해 2월 출간과 동시에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단숨에 차지하더니 총 14주간 1위를 기록했다. 출간 4개월 만에 예스24 사이트에서 9만부 가량이 팔렸다.
영국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한국 첫 수상작인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창비)는 3위에 올랐다. 지난 17일 수상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판매량 1만권을 돌파하는 등 최근 15년간 가장 빠르게 팔린 도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초판본 시집도 강세다. 7위에 오른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時) : 윤동주 유고 시집’(수오서재)은 독자들의 원본 소장욕구를 자극하며 초판본 열풍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국내 문학의 분야별 도서 판매권수 점유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8% 높아졌다.
상반기의 문학 열풍은 돌아온 혜민 스님의 힘, 해외 문학상 수상의 쾌거, 초판본 시집이라는 신시장의 출현 등 이례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소설은 휴가철이 몰린 11~1월과 7월 강세라는 공식이 깨진 셈이 됐다.
출판계 관계자는 “위축됐던 문학시장에 훈풍이 불어 다행”이라며 “특히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이 국내 문학 전체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올 상반기, 죽은 줄 알았던 문학이 살아났네!
입력 2016-05-30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