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메드 아벨테프(19)는 2개월 전 이스라엘군에 입대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군복무 하는 걸 자랑스러워했다. 그런데 아벨테프는 휴가를 받아 집에 갈 때는 서둘러 군복을 벗고 민간인 옷으로 갈아입는다.
아벨테프가 그러는 이유는 그가 이스라엘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베두인족 출신이기 때문이다. 베두인족은 아랍의 소수민족으로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현재 26만명이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다.
아벨테프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태어난 나라에서 군생활을 하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가족이나 마을 사람들 가운데서는 내가 입대한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적이 바로 이슬람교도이기 때문이다.
WP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군에서 활동 중인 베두인족은 1000명 정도다. 매년 300명 정도가 입대하고 있다. 일부는 군내에서 ‘영웅’으로 대접받는 등 뛰어난 활약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아랍어를 잘 하기에 이스라엘군에게 긴요한 존재다.
베두인족 젊은이들이 가족의 눈총과 마을 지도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에 합류하는 것은 그만큼 베두인족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서다. 유목생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이스라엘 정부도 베두인족 거주지를 점점 더 축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신의 미래가 없다고 믿는 젊은이들이 군에 합류하는 것이다. 샤미 샤미(23)라는 베두인족 청년은 WP와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압력이 있지만 나도 내 삶을 향상시키고 싶다”며 “군에 있으면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젊은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어쩔 수 없다. 이스라엘은 내 조국이기에 (팔레스타인과)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