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X같은 일…괴롭고 모멸감"장휘국 광주교육감 페북에 '격정' 토로

입력 2016-05-30 10:31
광주교육감 페이스북 작심 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지부장 출신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이 2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전교조 미복귀 전임자 직권면직과 관련해 참담한 심경을 고백했다. 다음은 장 교육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

박근혜정권의 정부(교육부)에서 교육감들에게 미복귀한 전교조 전임교사를 ‘직권면직’하라고 엄청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날짜를 정해 놓고 그 날짜까지 이행하지 않았다고 교육감들을 직무유기죄로 대검에 고발했습니다. 교육감들은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과정이고, 가능한 대법원에서 ‘법외노조’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할 때까지 유보하고 기다려 달라고 건의했지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진보교육감, 전교조 지부장을 지낸 교육감, 해직교사 출신 교육감들이 후배교사를 직권면직(해직)시키는 정부의 마름, 칼잡이 망나니 역할을 충실히 한다고 비판합니다. 정부는 진보교육감과 전교조가 피터지게 싸우게 해놓고 즐기고 있습니다. 정말 X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차마 이대로 직권면직을 할 수 없다는 참담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교육감들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정부에게는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몰아가고 탄압하는 부당함을 지적하고, 대법원 판결까지 면직 시기 유보와 전교조 인정, 대화와 협력을 건의했습니다. 전교조에게는 후배교사들을 면직해야하는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지만 어쩔 수 없는 형편을 이해해 달라고, 진정을 다해 고통스러운 마음을 토로하고, 전교조를 교원단체로 인정하고 가능한 함께 협력하며, 전교조 합법화에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면피용, 책임회피용 꼼수라는 비난을 받습니다. 참담합니다.
지금 후배교사들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투쟁해야 합니다. 그러나 교육감들도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하는 직권면직입니다. 27년 전,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해직당할 때 투쟁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물리력으로 징계위원회를 무산시키고, 항의집회와 삭발, 천막농성·단식농성·점거농성 등 투쟁하면서 교육감에게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그만 두라고, 역사 앞에 당당하게 징계를 거부하라고 했던 말도 생각납니다.
뭐라고 답해야 합니까? 정말 괴롭습니다. 모멸감도 느낍니다. 내가 교육감 직을 그만두고 직권면직(해직)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더 큰 책임, 교육의 변화와 혁신, 혁신교육 실현, 청렴한 교직사회 실현을 위해 참고 견디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 묻습니다. “무엇을 위해 그 힘들고 험난한 선거를 치르고 쟁취한 교육감인가?” 이런 말은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참 괴롭습니다. (2016. 5. 29)

장 교육감은 지난 23일엔 확대간부회의에서 "전교조 전임자 미복귀를 면직 처분하는 것은 솔직히 싫지만 현행법상 어쩔 도리가 없어 안타깝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나 스스로도 전교조 광주지부장을 지냈고 수년 간 해직된 쓰라린 경험도 있어 (직권면직은) 솔직히 싫지만, 국가사무를 위임받은 입장이고, 이를 거부할 경우 (교육감직 박탈 등) 위법으로 처벌될 수 밖에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고백했다.

편집=정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