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박 대통령은 오버... 이종걸은 실수"

입력 2016-05-30 09:58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상시 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재의 요구)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너무 오버하신 것”이라고 30일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가 1년 내내 열어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취지의 법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을 왜 거부하는 지를 이해 못하겠다”며 “국회가 열심히 일할수록 행정부가 귀찮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 법을 거부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거부한 것이라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저는 이것을 꼼수라고 말씀드렸다”며 “(재의 요구는) 한 번 더 이 법에 대해 국회가 판단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인데, 우리가 심의할 수 없는 날짜에 던져 놓으시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은 행사하면서 의회의 고유 권한인 재심의권을 박탈한 것이다. 19대 국회가 제대로 못 다뤘기 때문에 폐기된다면 그것은 일리가 있지만 국회가 다를 수 없는 날짜에 재의요구를 하셨기 때문에 이것은 무효”라고 했다. 더민주는 20대 국회에서 재심의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자체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필요한 법은 아니다”라며 “국회법(개정안)을 관철해야겠다는 것보다는 의회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의회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의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이것(국회법 개정안)은 야당이 통과시킨 것이 아니라 여당이 반란을 일으켜 통과시킨 법”이라며 “저희는 사실 이 법에 관심도 없었지만 ‘통과됐으니 잘 지켜야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반발한 것”이라고 했다.

난항을 겪고 있는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도 우 원내대표는 여당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의지를 갖고 있는데, 새누리당이 회의 테이블에서 무엇을 양보하려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안 하고 있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날 “5년 뒤 시궁창에 버릴 이름이 될 것”이라는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비판적 발언 논란에 대해 “실수한 것 같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우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아무리 여당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한 때 우리 여당에서 임명했던 외교부장관이었는데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되려고 움직이는 노력과 의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기 위한 새로운 구상이나 비전을 잘 제시해주셨으면 그것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평가받으면 되므로 너무 심하게 얘기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