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겨자씨] '헌금도둑에 예배 방해까지...' 주일 한 숨

입력 2016-05-30 09:34
29일 주일. 한 교회 앞에서 교회 분쟁 문제로 시위하는 차량의 플래카드.

곤혹스런 주일 풍경입니다. 29일 주일 대예배 참석을 위해 교회 앞에 도착했더니 SUV차량 한 대가 요란한 구호를 내걸고 진을 쳤습니다. ‘헌금 도둑에 이어 예배 방해까지 OOO 목사 회개하시오’라고 되어 있습니다.

시내 유수의 교회 목사를 겨냥한 것인데 왜 우리 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는지 저간의 사정은 알 수 없습니다. 회중 안에 정의를 세우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정의 확립이 세상 사람 눈에 어떻게 비칠까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백주 대로상의 시위가 그저 창피할 따름입니다.

한국 교회는 분쟁의 일상화입니다. 한국의 장로교를 예를 들자면 1940년 대 이후 신학논쟁과 교회정치, 교권 다툼과 파벌 등으로 교파가 생겨났습니다. 예장 기장 합동 통합 고신 대신 백석 등은 한국만의 자생적 교파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 가지치기가 엄청나 200여개쯤 된다고 합니다.

한데 그들의 교리나 신학, 신앙고백, 교회헌법 등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기도할 때마다 ‘교회 일치’를 간구합니다. 기도하는 자신들은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거고요.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주도 한 분이시오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하나님도 한분이시니…’(엡 4:4~6)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