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화끈한’ 미국 지원이 보상을 톡톡히 받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한 후 아베 총리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교도통신이 28∼29일 실시한 일본 내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 조사 때보다 7%포인트 상승해 55.3%를 기록, 과반을 넘어섰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지난달 보다 7.3% 감소한 33.0%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거의 대다수인 98.0%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좋았다”라고 답했다. 또 74.7%의 응답자가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투하에 대해 사죄할 필요가 없다”고 답해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일본인들이 상당히 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들 중 78.4%가 지난 26∼27일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최근 아베 총리의 외교 행보 전반에 대한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각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히로시마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아베 총리의 전폭적인 중국 견제 동참에 ‘마음 먹고’ 보상을 한 성격이 강하다.
무엇보다 아베가 '해석 개헌'을 통해 일본의 집권자위권 행사를 성취, 미·일방위지침(가이드라인)에 반영한 데 대한 워싱턴 조야의 평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국방비 삭감 등으로 동아시아에서 급격히 부상한 중국에 대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어온 미국 입장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의 아베의 질주는 더 할 나위없는 선물이었다.
식민지 지배와 일본의 침략을 경험한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감정은 과거에 대한 집착으로 평가절하 됐다.
이런 점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는 듯한 한국 정부에게는 ‘보란 듯이 대놓고’ 일본을 대우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집권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도 지난달보다 7.2%포인트 상승한 44.4%로 나타나 오는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내각이 순풍을 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