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권의 대선 후보로 떠오른 데 대해 “재앙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5년 뒤 국민이 시궁창에 버리는 이름이 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29일 퇴임 기자회견 후 가진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대통령 선거는 유명한 사람 뽑는 게 아니다. 만약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된데도 당선 때와 퇴임할 때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향후 5~10년간 (경제적으로) 어려울 거다.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5년간 덜 고통스럽게 해줄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그런데 반 총장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아이구야, 전 정말 재앙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중차대한 시기에 필요한 건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밸트 대통령이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처럼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분”이라며 “그런 면에서 반 총장은 너무나 턱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 “반 총장은 지금 상태에선 정말 훌륭한 인물 아니냐. 어린 학생들이 반 총장의 꿈을 키우고 있는데 왜 (대선후보로 내세워) 치욕이 될 사람을 만드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선 “국정 운영을 민주적으로 했다면 박 대통령이 이렇게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가 나라에는 안 좋은 것이지만, 우리한테는 좋다고 생각했다. ‘땡큐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몰지각하고 잔인한 사람이었다면 박 대통령이 요구하는 법안을 다 하려고 했을 것”이라며 “너무 대통령에 휘둘려서 그렇지, 착한 사람”이라고 촌평했다.
앞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는 “야당 원내대표로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등 박 대통령식 역사관·애국주의 등과 대결해야만 했다”며 “압력에 굴하지 않고 박 대통령의 정치 공세를 좌초시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의 임기는 29일 19대 국회 회기와 함께 종료됐다.
강준구 고승혁 기자 eyes@kmib.co.kr
이종걸 "반기문 대통령은 재앙"
입력 2016-05-29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