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오후 경북 안동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선생의 집인 충효당 앞마당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보통 국가원수급이 기념식수를 한다는 점에서 경북도의 배려(?)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반 총장은 류성룡 선생의 친형인 류운룡(柳雲龍)의 고택인 양진당(養眞堂·보물 306호)을 찾은 뒤 류성룡 선생의 자택 충효당(忠孝堂·보물 414호)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반 총장이 기념식수를 한 곳은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식수한 장소 바로 옆이다.
반 총장의 기념식수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부인 유순택 여사가 삽으로 흙을 퍼 미리 심어놓은 주목 밑동 주변을 덮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반 총장은 식수를 마친 뒤 "엘리자베스 여왕은 제가 사무총장이 돼서 유엔에 초청을 했다"며 "여왕이 되시자마자 유엔총회에서 연설하시고…"라고 했다.
반 총장이 이날 식수한 나무는 주목이다. 당초 기념용 식수로 배롱나무가 유력했으나 하회마을 기후 등을 고려해 생존력이 높은 주목나무를 기념식수로 결정했다고 한다.
식수를 마친 반 총장은 충효당 오찬에 참석하며 방명록에 "유서깊은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 충효당을 찾아 우리민족에 살신성인의 귀감이 되신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모두 기려나가기를 빕니다"라고 적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