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STX만 바라보고 살아온 우리는 어떡해야 한다 말입니까.”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모 협력업체 대표의 한숨만이 허공을 맴돌았다.
채권단의 법정관리 결정 이틀 만에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 하면서 조선업 불황의 여파가 거제와 울산에 이어 STX의 본사가 있는 창원의 협력업체에까지 밀려왔다.
STX조선해양은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 STX 직원들은 회사가 해체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으로 침울한 분위기에 빠져있다.
여기에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되면서 대금결제가 되지 않아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연쇄부도 등이 우려되고 있다.
조선업 불황 장기화에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 왔다는 모 협력업체 대표는 STX 법정관리 신청 소식이 전해진 29일 “설마 설마 했는데 법정관리를 신청해 눈앞이 캄캄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 협력업체에 따르면 STX조선으로부터 인건비와 자재 대금을 각각 현금과 약속어음으로 받고 있는데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된다.
이로 인해 평소에도 저 단가와 일감부족, 부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협력업체들은 금융권 등에서도 대출 등이 쉽지 않아 줄도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이 이달 들어 어음을 할인해 현금을 융통하려고 해도 은행에서 STX조선의 회생절차를 미리 인지하고 거절해 더욱 어려운 상태다”고 말했다.
그마나 법정관리인가가 조속히 나서 다시 정상적인 납품을 하게 되면 정상화에 대한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지만 청산결정을 받게 되면 연쇄 부도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은 금융권에서 저금리 대출지원과 함께 기존 대출의 상환유예, 상환기간 연장 등 특별금융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 협력업체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 이후 STX조선을 이끌어온 산업은행도 책임감을 느끼고 소규모 협력업체들에 대해 부도가 나지 않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STX조선의 법정관리행은 경제위기로 인한 조선불황에도 이유가 있지만 채권단이 운영자금과 투자금을 회수에 대부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됐다고 주장, “STX조선의 법정관리행은 ‘청산’이 아닌 ‘회생’으로 가닥이 잡혀야 한다”며 “정부는 ‘회생’을 위한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창원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법정관리 STX 현장을가다
입력 2016-05-29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