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학교앞 대형 갈색 풍선… 유머 동원된 개똥과의 전쟁

입력 2016-05-28 17:18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토레로도네스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 대형 갈색 풍선이 똬리를 틀고 있다. 하루 한 두 번 몸에서 나오는 배설물을 연상시킨다.

 정확하게 말하면 개똥을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설치 주체는 예술가가 아니고, 시청이다. 토레로도네스 시청 소속 ‘도시유지와 첨단기술’이란 이름의 부서다.

비디오뉴스에이전시 럽틀리TV가 27일(현지시간) 유튜브에 공유한 영상에 출연한 시청 소속 에르난도 마르틴은 “내 뒤로 보이는 건 3m 크기 공기주입식 개똥 풍선”이라고 말했다. 마르틴은 이어 “개와 산책하며 개똥을 치우지 않는, 문명화되지 못한 시민들에게 이게 문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파란 테 선글라스를 쓴 이 공무원은 “금요일엔 학교, 토요일엔 광장, 일요일엔 몰에 이 풍선을 전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똥을 꼭 치우라는 스페인어가 적힌 티셔츠도 나눠준다.


반응은 나쁘지 않다. 카를로스란 이름의 시민은 영상에서 “개똥은 진짜 문제”라며 “학교 앞에 놓인 이유는 아이들이 동물을 자주 돌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애완동물이 남긴 잔여물을 어떻게 처리해야만 하는지 잘 가르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이 갈색 풍선에 몸을 던지며 놀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일대는 유독 개똥과의 전쟁을 독하게 치르고 있다. 마드리드시는 개똥을 치우지 않는 주인에게 지난달부터 1500유로, 우리 돈 200만원 조금 못되는 돈을 벌금으로 매기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마드리드 인근 브루네테시는 2013년 거리에서 수집한 개똥을 ‘분실물’이라고 적힌 상자에 넣어 개를 등록한 주인에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행한 바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