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가 뮤지컬 '헤드윅'의 타이틀롤 연기한다

입력 2016-05-28 10:00
레나 홀이 '헤드윅'에서 헤드윅과 이츠학으로 동시에 캐스팅 됐다는 것을 보도한 미국 공연잡지 '플레이빌'의 공식 페이스북.

한국에서도 뮤지컬 ‘헤드윅’(원제 ‘헤드윅과 성난 1인치’)의 타이틀롤을 여배우가 맡는 날이 올까. 미국에서 여배우 레나 홀(36)이 대런 크리스가 타이틀롤을 맡은 ‘헤드윅’ 미국 국내 투어 가운데 10월 샌프란시스코와 11월 LA 공연에서 이츠학 역으로 캐스팅 되는 한편 헤드윅 역으로도 1주일에 1회, 총 8회 출연한다고 현지 공연잡지 플레이빌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헤드윅’의 타이틀롤을 여배우가 맡는 것은 레나 홀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1999년 앨리 쉬디가 헤드윅 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 명의 배우가 같은 프로덕션에서 헤드윅과 이츠학을 동시에 연기하는 것은 레나 홀이 처음이다.

‘헤드윅’의 대본 작가이자 초연 당시 헤드윅 역으로 출연했던 존 카메론 미첼은 “레나 홀은 이츠학과 헤드윅을 같은 프로덕션에서 동시에 연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다. ‘헤드윅’의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레나 홀도 “‘헤드윅’ 공연에서 대표적인 두 역할에 출연하게 돼 너무 흥분된다. 나는 오랜 꿈이었던 헤드윅 역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같은 날 이츠학과 헤드윅을 연기하는 것이 큰 도전이 되겠지만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레나 홀은 밴드 ‘더 데프닝(The Deafning)'의 리드싱어이자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하는 뮤지컬 배우다. ‘킹키 부츠’와 ‘캣츠’ 등에 출연한 바 있으며 2014년 마이클 마이어 연출로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된 ‘헤드윅(원제 헤드윅과 성난 1인치)’의 이츠학 역으로 토니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강력한 팬층을 거느린 것으로 유명한 ‘헤드윅’은 1998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초연됐고 2001년 영화로 만들어졌다. 2014년 3월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같은 해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조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당시 국내에 드라마 ‘천재소년 두기’로 잘 알려진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가 헤드윅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연출을 담당한 마이클 마이어가 이번 미국 국내 투어에서도 연출을 맡았다.

‘헤드윅’의 역사상 여배우로는 처음 타이틀롤을 맡았던 앨리 쉬디는 1999년 당시 공연 직후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가 잇따르자 얼마 못가 하차한 바 있다. 레나 홀이 이번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현지에서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