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터넷은 항상 반말로 천박하게 시작합니다. 시작부터 반말이니까 끝까지 천박합니다. 한국인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지 않는다면 한국은 미래에 정말로 부끄러운 나라가 될 것입니다. 스스로 존중하지 않으면서 다른 외국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한다면 ‘찐따’로 받아들여질 뿐입니다.”
외국인이 인터넷상의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따끔한 조언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서로를 쓰레기 취급하면서도 외국인들에게는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이중성이 있다는 비판입니다. 가슴에 와 닿는다며 무릎을 탁 치는 네티즌들이 많습니다. 2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Goalkick’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 A씨는 최근 ‘한국에 사는 백인들(Being White people in Korea)’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 장문의 한글 댓글을 달았습니다.
영상은 한국에 거주하는 백인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담은 내용인데요. 자신을 외국인이라고 소개한 A씨는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상을 궁금해 하는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조언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한국친구들과 사업을 했다는 A씨는 한글 실력이 부족하지만 한글로 글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우선 한국인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지 않으며 스스로를 쓰레기처럼 여기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인들이 한국인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습니다. 제가 몇 년 동안 한국의 유명한 인터넷 사이트를 즐겨봤었는데 가장 이상한 것은 한국인들이 스스로 한국인들을 쓰레기라고 취급한다는 점입니다. 자부심이 전혀 없습니다. 자부심이 없는 사람들은 누구에게도 존중 받을 수 없습니다. 인류 공통입니다. 왜 스스로를 쓰레기라고 저주하면서 외국인들에게 존중 받고 싶어 합니까?”
A씨는 외국인들의 존중을 받기 위해선 한국인들부터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보면 전혀 그런 분위기를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인터넷에서 한국인들이 스스로를 저주하는데, 이게 전체의 의견이라면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에게 절대 존중받을 수 없습니다.”
그는 인터넷에서 존댓말을 쓰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반말로 점철돼 있어 조롱과 갈등으로 곧잘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인터넷에서 존댓말을 쓴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는 말에 매우 찬성합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국 인터넷은 항상 반말로 천박하게 시작합니다. 반말로 천박하게 시작하니까 끝나면서까지 천박합니다. 항상 조롱과 갈등이 이어집니다. 천박하게 말을 하니까 스스로에게 대한 저주도 쉽게 받아들입니다. 깊은 대화는 없습니다.”
A씨는 이어 일본이나 대만 등 많은 외국인들도 한국의 인터넷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인터넷을 보며 한국을 비판하니 한국을 존중하는 자신으로서는 매우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자부심 갖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미래에 한국은 정말 부끄러운 나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인터넷에 한국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많은 외국인(일본, 타이완 등)들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한국인들끼리만 한국 인터넷을 본다고 착각합니다. 그렇게 다른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갖게되는 것을 보면 한국인들을 존중하는 저는 안타깝습니다.”
A씨는 끝으로 “스스로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외국인)에게 잘 보이려 한다면 찐따로 받아들여질 뿐”이라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를 생각하지 말고 자신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생각하기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이 댓글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영상 제작자도 “굉장히 훌륭한 의견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습니다. 이밖에도 “유튜브에서도 여러 나라의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노라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한국인들이 서로 존중하고 부드럽게 말하면 좋겠어요” “한국인 스스로 비하하죠. 또 반말로 시작해 결국 조롱하고 비하하기도 하고요” 등의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A씨의 글은 캡처돼 다른 유명 커뮤니티에도 올랐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A씨 글에 빨간 줄을 긋고 ‘한국인이 꼭 경청해야 할 외국인의 일침’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헬조선부터 개저씨에 이어 한남충까지, 혐오와 엽기와 조롱으로 점철된 우리의 인터넷 문화가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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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9 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