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급여 모아 장학기금 낸 옥천 80대 할머니

입력 2016-05-27 15:42
【옥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27일 충북 옥천군수 집무실에서 옥천군 이원면 주정예 할머니가 생계급여에서 떼어 모은 100만원을 옥천군장학회 이사장인 김영만 군수에게 장학기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2016.05.27. (사진=옥천군 제공)

【옥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한평생 가슴에 늘 돌멩이 하나가 얹혀 있는 듯한 기분으로 살았는데, 내 생전에 전달할 수 있어 기쁩니다."

27일 김영만 옥천군수는 집무실에서 한 80대 할머니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30년 전 남편을 여의고 자녀 4명을 행상과 농사로 키운 주정예(84·이원면 강청리) 할머니는 이날 (재)옥천군장학회 이사장인 김 군수에게 장학기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주 할머니는 전날 이원면사무소를 찾아 면사무소 직원에게 100만원을 장학기금으로 건넸다.

혼자 어렵게 사는 할머니로부터 느닷없이 현금을 건네받은 면사무소 직원은 순간 당황했지만 할머니의 간곡한 부탁을 곧 이해했다.

주 할머니는 그동안 혼자 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을 마다치 않았지만 아이들 키우기는 녹녹하지 않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생활하고 있다.

주 할머니는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매달 받는 기초생계급여와 기초연금 47만원의 일부를 3년 정도 조금씩 떼어 모아 장학기금으로 내놨다.

"교복 입고 학교에 가는 학생들이 무척 부러웠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고 몸이 허락하고 여력이 되면 몇 년 뒤에도 다시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ksw6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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