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1에릭남'의 근원은...역시 부전자전?

입력 2016-05-28 00:10
‘1가구 1에릭남’이라는 말이 있다. 사려 깊고 예의 바르고 다정한 가수 에릭남의 모습은 수많은 여성들의 ‘워너비’가 됐다. 아예 ‘한 가구에 에릭남이 한 명씩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런 말까지 나왔다. 에릭남의 놀라운 매너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아버지와 아들, 둘 만의 어색하지만 색다른 여행을 콘셉트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 tvN ‘아버지와 나’에서 그 비밀이 밝혀질 듯하다. 에릭남은 아버지 남범진씨와 체코로 일주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

‘아버지와 나’를 연출한 박희연 PD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요즘 ‘1가구 1에릭남’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방송을 통해 예의 바르고 재치 있는 에릭남 같은 아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남은 이 수식어에 대해 “감사하지만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와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얼굴이 알려져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늘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에릭남은 “부모님이 제가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매너를 강조하셨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런 게 나오는 것 같다”며 “때론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매너에 대해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좋은 매너를 훈육으로만 배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버지와 평소에도 가깝게 지내면서 ‘보고 배운 것’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에릭남은 “아버지와 원래 대화가 많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서로 신뢰가 있었다. 만날 때마다 편하다”며 “아버지는 큰 형 같고, 내 인생의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부자의 여행에 제작진은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에릭남은 더욱 아버지를 배려 할 수밖에 없었다. 에릭남은 “아버지를 신경쓰다보니 좀 더 매너있게 행동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PD는 하지만 에릭남과 그의 아버지를 “두 사람은 흥(興) 부자”라고 설명했다. 예의 바른 모습이 지루하게만 보여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제든 흥얼거리고, 재미꺼리를 찾는 부자였다. 특히 아버지가 그랬다고 한다.

에릭남은 “방송 섭외가 왔을 때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아버지는 의외로 당장 다이어트부터 시작하셨다. 개인기도 준비하셨다”고 말했다. 여행 중에도 에릭남의 아버지는 ‘분량 걱정’을 하며 제작진에게 자주 “지금 재밌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에릭남은 “아버지가 미국으로 이민가신 지 30년 정도 됐다. 이번 여행에서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사진=tvN 제공]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