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신학교육을 개혁하기 위해 영성과 성서 기반의 기초신학을 재정비해 목회자와 신학생들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생명목회실천협의회(상임대표 손인웅 목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이성희 목사)에서 ‘새로운 500년, 신학교육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다. 생명목회실천협의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 목회자들로 구성됐으며 세미나 참석자들은 예장 통합의 신학교육에 초점을 맞춰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교회 신학교육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발표한 김회권 숭실대 교수는 “신학교에서는 많은 강의가 개설되지만 서구 신학의 내용을 전수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또 전공과목 간 교류가 매우 드물고 목회 현장이 요구하는 새롭고 창의적인 과목을 만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목회사역은 교회의 공적인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신학 수업에 필요한 제반 조건들은 사적인 헌신에 의존하고 있다”며 “신학교뿐 아니라 목회현장에서 모든 목회자들이 신학교육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신학교 교수들은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하며 신학생은 기초 신학이론을 3년 간 신학교에서 배우고 이후 3년은 현장 담임목사의 지도 하에 목회 수련을 마친 후 목사 안수를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바른 신학교육을 소망하며’를 제목으로 발표한 박봉수 서울 상도중앙교회 목사는 현장 목회자의 입장에서 신학교육 체계를 비판했다. 박 목사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신학교 역시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이를 타파하기 위해 무엇보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또 “신학교육 개혁에 대한 논의가 수없이 반복되었지만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신학교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현재 목회자 공급 과잉으로 임지가 없는 신학생이 과반수 이상이며 목회현장에 투입 된 이들은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와 신학생들의 윤리의식이 하락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며 “교과목은 물론 교실 밖에서 스승들이 보여주는 인품과 영성에 따라 신학교육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1512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 사역을 시작한 때부터 1518년 멜란히톤이 대학교육의 개혁안을 제안할 때까지 비텐베르크의 신학자와 학생들이 성서를 재발견했다”며 “이러한 역량이 축적되었기에 새로운 신학운동과 신학교육의 혁신이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생명목회실천협회, 신학생 역량 키워야
입력 2016-05-27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