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가슴, 비수술 진공요법으로 가슴뼈 들어올려 교정한다

입력 2016-05-27 13:51 수정 2016-05-27 13:53

수술하지 않으면 펼 수 없었던 오목가슴을 수술 없이 교정기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흉부외과 이성호 교수팀이 독일, 스위스 등 유럽에서 오목가슴 치료 시 사용하는 ‘진공 벨’(Vacuum Bell) 교정기를 국내 최초로 도입, 임상적용을 본격화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진공벨은 평균 연령 16.21세의 오목가슴 환자 133명에게 사용한 결과 3개월 만에 가슴뼈가 1㎝ 이상 올라온 경우가 89%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있다. 정상인보다 2~5㎝ 정도 가슴이 들어간 오목가슴 환자 93명에게 진공벨을 착용케 한 결과 69%가 3개월 후 1.5㎝ 이상 가슴뼈가 복원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비수술 치료법은 환자가 숨을 들이마신 상태에서 오목가슴 교정기 진공벨을 가슴에 부착하고, 마치 한방에서 부항기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가슴 부위 압력을 대기압보다 15%까지 낮추어 흉골을 들어올리는 방법이다. 진공벨은 한번 부착할 때마다 30분에서 2~3시간 사용할 수 있다. 보통 오목가슴 치료를 위해선 하루 두 번 정도 사용이 권장된다.

처음에는 교정기를 사용할 때 들어올려졌던 흉골이 교정기를 제거하면 다시 내려가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할수록 점차 흉골이 올라오며 교정된다. 소요 기간은 개인차가 있기는 해도 뼈 성장이 완전히 끝나기 전인 어린이가 성인보다는 훨씬 짧다.

이성호 교수는 “보통 한 달 정도 사용하면 10명중 8명 이상이 1~1.5㎝ 가량 교정되며, 5개월 정도 뒤엔 거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교정 효과 및 속도가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오목가슴(funnel breast)은 가슴뼈가 움푹하게 들어간 선천성 질환이다. 외국에서는 1000명 중 1명꼴, 국내에서는 신생아 2000명 중 1명꼴로 발견된다.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어릴 때는 눈에 띄지 않다가 자라면서 움푹한 가슴이 발견되기도 한다.

비수술요법인 진공벨 사용으로도 개선되지 않는 오목가슴은 수술이 불가피하다. 수술법은 변형된 가슴 연골을 모두 절제해 고정하는 방법, 겨드랑이 양 옆 피부를 절개하고 교정용 금속막대를 1~2개 심어 함몰된 가슴뼈를 들어올리는 방법(너스수술) 등이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