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중독, 여성이 남성보다 더 심하다

입력 2016-05-27 11:56

여성이 남성보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고 의존도가 높아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 의대는 예방의학교실 장재연(사진) 교수팀이 2013년 7~8월. 두 달간 경기도 수원 시내 6개 대학의 남녀 대학생 1236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패턴과 스마트폰 의존도, 그리고 정신적인 영향인 불안감을 측정, 인과관계를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스마트폰 중독의 남녀 차이에 관한 연구결과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여성은 54%로 절반이 넘은 반면 남성은 29.4%에 불과했다. 6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도 여성이 22.9%로, 남성(10.8%)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스마트폰의 주 사용 용도는 여성의 51.7%가 SNS였다. 남성도 SNS용으로 많이 사용하지만(39.2%), 게임 등(23.9%)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비율이 여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은 스마트폰을 주로 쉬는 시간에 사용(40.7%)하는 데 비해, 여성은 대화 중이나 이동할 때(37.2%), 잠자기 전(33.7%)에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폰 의존도는 남녀 모두 사용시간이 길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녀 모두 SNS 용도로 사용하는 집단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또 남성의 경우 검색, 여성은 게임 용도로 사용하는 집단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과 상관없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을수록 불안감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폰 의존도가 단순히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분석결과 스마트폰 사용 후 불안감이 정상 범위를 벗어난 비율은 여성이 20.1%로 남성의 8.9%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이에 따라 여성의 스마트폰 의존도 점수는 남성에 비해 약 10% 이상 높게 측정됐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불안감이 높아지는 비율(odds ration)도 여성이 9%로, 남성(7%)보다 높았다.

장재연 교수는 “남성은 원래 술, 흡연, 컴퓨터 게임, 그리고 도박에 중독이 더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기계나 기술에 대한 집착 또는 중독 현상도 주로 남성의 문제로 여겨왔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스마트폰이 정신건강 측면에서 특히 여성에게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의 공중보건국(US Public Health Service)이 발행하는 학술지 ‘퍼블릭 헬스 리포츠’(PHR) 최근호에 실렸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