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피폭자를 부정한다는 것은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소설가 한수산(70·사진)씨가 27일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행해 한국인 피폭자에 대한 관심을 기울을 것을 촉구했다.
한씨는 이날 출판사 창비를 통해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이 일본의 과거사 책임을 묻는 의미를 가져야 하며, 원폭이 당시 일본에 강제연행돼 있던 조선인 민간인에 대한 살상이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최근 조선인 강제징용과 나가사키 원폭 피해의 참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장편소설 ‘군함도’를 출간했다.
한씨는 입장문에서 “같은 원폭 피해자라 하더라도 한국인 피폭자는 일본인 피폭자와 그 ‘피폭의 원형질’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 피폭자는 교전국 국민이 아니었고, 피폭 후에도 한국인 피폭자는 일본인들의 차별과 멸시를 받았다”며 “원폭투하는 강제연행되어 노역에 처해졌던 조선인 민간인에 대한 살상이었다는 점을 미국이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씨는 또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한국인 4만명이 폭사했고, 그 극한 절망에서 살아남은 3만여명이 중경상을 입고 귀국한 후 현재 2584여명(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록자 자료)이 생존해 있다”면서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는 먼저 일본의 과거사 책임을 묻는 의미가 포함되었어야 옳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한수산,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에 "한국인 피폭자 기억하라" 촉구
입력 2016-05-27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