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살인 사건’을 추모하는 여성들이 거울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거울에 시민들을 비추며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26일 오후 8시30분쯤 사건이 있던 서울 서초구의 노래방 건물 앞에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근조 리본이 달린 영정 사진 크기의 거울을 손에 들었다. 침통한 표정으로 거울을 든 70여명의 시민들은 추모 장소였던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로 행진했다. 장례 행렬을 연상케 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놀라며 길을 비켜줬다.
강남역 10번 출구에 도착한 이들은 “누구나 죽을 수 있었다”고 외쳤다. 행진에 참여한 전모(24·여)씨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거울을 들었다”며 “이번 사건을 개인의 범죄로 치부하지 않고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하고 사회적으로 변화가 일기를 바란다”고 했다. 선모(29)씨는 “요즘 따라 여성에 대한 혐오 발언이 심해지는 것 같다”며 “여성 혐오가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특정성별에 편향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남역 거울행동’의 진행을 맡은 심미섭씨는 “지금도 계속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선 우리 사회의 여성 혐오적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시는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심희정 허경구 기자 simcity@kmib.co.kr
"누구나 죽을 수 있었다" 강남역 '거울행동' 나선 시민들
입력 2016-05-26 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