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한국 사드 이유로 태평양에 핵 잠수함 배치"

입력 2016-05-26 18:50
중국의 신형 핵 탄도 미사일 탑재 잠수함.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남한 배치 계획 등을 이유로 중국이 처음으로 태평양에 핵미사일로 무장한 잠수함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군당국이 핵 잠수함의 태평양 첫 항해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중국군 관계자들은 “지난 3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계획 발표와 발사 1시간 이내에 중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음속활강비행체(HGV) 개발 등으로 중국의 전쟁억지력이 너무도 저하돼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군은 이러한 움직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로 중국의 미사일 전력 억지력이 사실상 붕괴 위기에 몰린 점을 꼽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도 최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2016년 어느 때에 첫 핵무기 억지 순찰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중국은 30년 이상 핵미사일 탑재 잠수함 기술을 연구해 왔지만 실제 배치는 기술적 결함, 정책적 결정 등으로 미뤄왔다.

또한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최고 지도자의 엄격한 통제 아래 충돌 상황에서 결코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핵탄두와 미사일을 분리해 보관하는 등 신중한 전쟁 억제정책을 추구해왔다.

가디언은 “중국의 핵무장 잠수함의 태평양 배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이 핵잠수함 순찰을 시작하면 이미 전략적 교착상태에 놓여있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갈등이 고조돼 양국 관계가 더욱 불안정해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중국 최남단 하이난섬 근처에서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2대가 15m까지 근접하는 등 우발적 무력 충돌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