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소비자위원회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앱 33개의 이용약관을 모두 읽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중계했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터무니없이 긴 앱의 이용약관을 꼬집기 위한 퍼포먼스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카이프, 지메일, 유튜브,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등 국내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앱이 대거 포함됐다. 앱 33개의 이용약관을 다 읽는데는 31시간49분11초가 걸렸다. 신약성서를 읽는 것보다도 더 많은 시간이다. AFP통신은 앱의 이용약관을 모두 합치면 26만자로 A4용지 900쪽이 넘는다고 전했다.
소비자위원회 웹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된 방송에서는 디지털 서비스를 담당하는 핀 미르스타드를 비롯해 직원들이 돌아가며 앱의 아이콘이 그려진 하얀 백보드를 배경으로 약관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한 앱의 이용약관을 다 읽을 때마다 백보드에 있는 앱 아이콘에 체크 표시가 더해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디지털 서비스 이용약관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길어 소비자가 현명한 선택을 하기가 어렵다”며 “IT업계가 보다 짧고 분명하게 약관을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